국내 연구진의 이번 연구 성과는 2차원 물질을 반도체로 활용하는 데 큰 걸림돌이었던 기존 반도체 장비 재활용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세계적 과학저널인 사이언스도 이를 인정했다. 일반적으로 사이언스에 논문을 보내고 저널에 게재가 확정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12개월이다. 그런데 이번 연구 성과는 이례적으로 3개월 만에 게재 승인이 났다. 그만큼 뛰어난 성과라는 얘기다.

이영희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단장은 "50년 동안 반도체 산업은 실리콘을 이용해 왔기 때문에 공정을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연구는 기존 공정을 사용해도 2차원 물질로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음을 확인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 장비를 활용할 경우 차세대 반도체 상용화가 획기적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 이르면 5년, 늦어도 10년 후에는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 단장은 "기존 실리콘 공정을 활용하면 2차원 물질의 크기 변화는 없을지 모르지만 그만큼 집적도가 높아져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고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는 전자기기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는 향후 50년 흑린, 몰리브덴(Mo) 계열 등과 같은 2차원 물질이 실리콘을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리콘 반도체는 단단하기 때문에 휘어지는 전자기기에 활용할 수 없다.

2차원 물질을 반도체로 활용하면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백종범 울산과기대(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는 "2차원 물질은 상상 속에만 그려왔던 전자기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소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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